가고 싶은 목적지를 정한 후, 본격적으로 세계 일주를 계획하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저 드넓은 지구를 어떤 방법으로 돌아다닐 것인가? 이동 수단에 대한 고민이다.
2015년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 세계일주를 성공한 김승진 선장님처럼 요트로 세계 일주?
아니면 블라디보스톡에서부터 고대의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대륙이 끝나는 포르투갈의 호까곶까지 도보 여행을?
또 다른 방법이라면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처럼 기차와 배를 이용해서?
그러나 우리는 무동력 요트로 세계 일주를 할 배짱도, 도보 여행을 할 체력도, 포그(80일간의 세계일주의 주인공)처럼 전세기차를 타거나 대양횡단 증기선을 살 재력도 없는 평범한 청년들이기에 위에 열거된 방법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배짱이 없으면 체력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사람들에게도 세계 일주를 위한 한줄기 빛이 있나니 그것은 바로 조금이라도 이쪽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법한 세계 일주 항공권이다.
세계 일주 항공권! 세계 일주를 꿈꾸는 자들의 로망!
(이번 포스팅에서는 세계 일주 항공권의 자세한 소개보다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렸는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세계 일주 항공권이란 주요 항공 연합체 (스카이팀, 스타 얼라이언스, 원월드 등)에서 세계 일주 여행자들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루트를 짜서 한번에 모든 비행기 표를 발권하는 방식을 말한다. 각 항공 연합체 별로 규정도 다르고 주요 취항지도 달라 각각의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스카이 팀의 세계 일주 항공권이나 스타 얼라이언스의 세계 일주 항공권의 경우는 이동 경로를 마일리지로 계산하여 최대 마일리지 안에서 여행을 다닐 수 있다. (Skyteam : 최대 38,000 마일 Star Alliance: 최대 39,000 마일)
원월드 세계 일주 항공권을 살펴보면 최대 16번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고, LATAM항공 독점 취항지인 칠레의 이스터 섬에 갈 수 있는 유일한 세계 일주 항공권이다. 사실 남미에서는 원월드의 LATAM 항공의 영향력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남미를 여행지로 넣고자 한다면 현실적으로 다른 옵션이 없다.
– 스카이팀 : http://www.skyteam.com/ko/round-the-world-planner/
– 스타 얼라이언스 : http://www.staralliance.com/ko/round-the-world
– 원월드 : https://rtw.oneworld.com/rtw/
여행 준비를 시작하며 우리는 단순한 원칙을 세웠다. 그것은 바로 여행금지 국가를 제외하고는 갈 수 있는 최대한 많은 곳을 돌아다니자는 것이었다. 기간은 1년 2, 3개월 정도. 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세계 일주 항공권을 찾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다. 며칠 간의 검색 결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 세계 일주 항공권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다는 메리트에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 일주 항공권 자체 가격 상승과, 저가 항공의 활발한 세력 확장으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
먼저 아래 비교 자료를 참고 해보자.
원월드 세계 일주 항공권 및 스타 얼라이언스 세계 일주 항공권 사이트에서 직접 일정과 목적지를 넣어서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1. 첫번째 원월드 : Open Jaw 구간(In/Out이 다른 구간, 보통 육로로 이동)을 포함해 총 16개 구간, 서울 출발/복귀 일정
=> 약 7,000,000원 (Open Jaw 이동구간 비용은 승객이 개인 부담해야 한다.)
2. 두번째 원월드 : 동일하게 16개 구간 (Open Jaw를 하나 줄여 실제 비행기를 한번 더 타도록 변경), 홍콩 출발/복귀 일정
=> 약 8,000,000원
3. 스타 얼라이언스 : 최대 마일리지 39,000마일을 거의 채운 38,267 마일 여행을 완성했으나, 원월드에 비해 비행횟수도 많이 부족한데
=> 약 7,000,000원 정도의 견적이 나왔다.
게다가 세계 일주 항공권은 최대 유효기간이 1년이므로 1년을 넘게 여행할 계획인 경우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낼 수가 없었다. 즉, 1년 내에 지구를 한바퀴 돌아서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1년을 넘게 여행할 때는 항공권의 유효기간이 지나버리므로 귀국편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이것까지 고려하면 세계 일주 항공권 가격은 더욱 비싸졌다.
결론적으로 첫번째 원월드의 경우 Open Jaw 구간을 제외하고 실제 비행기 탑승 횟수는 10번인데, (마지막 한국 복귀 구간은 유효기간 때문에 사용 불가) 이렇게 되면 구간 당 평균 항공편 가격이 700,000원 정도가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가항공이나 주요 항공사라도 저가 딜을 잘 이용하면 대륙간 편도의 경우에도 700,000원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며칠을 카약과 익스피디아 등 항공편 검색 사이트에서 손품을 판 결과, 여러 항공사들을 조합하여 비행기표를 따로 따로 예약할 경우, 시뮬레이션을 해본 세계 일주 항공권보다 해당 일정을 더 싸게 여행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항공 연합의 세계 일주 항공권 대신 저가항공 및 주요 항공사들의 저가 딜을 노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그 첫 수확이 바로 카약 (www.kayak.com) 에서 건진 오클랜드(뉴질랜드) – 타히티 – 이스터 섬 – 산티아고(칠레) 다구간 딜이었다. 라탐항공 독점 구간인 이스터 – 산티아고 및 항공편이 1주일에 한번 꼴로 있는 타히티 – 이스터 구간을 포함하여 굉장히 저렴한 가격인 $1,000에 구매할 수 있었다.
심지어 각각의 구간을 따로따로 구매를 하게 되면
1. 오클랜드 – 타이티 : $360 이상
2. 타히티–이스터 : 1주일에 한 대 정도 $1,000 / 직항이 아닌 경우는... 타히티–오클랜드–산티아고–이스터, 비용은 최소 $2,000 이상
3. 이스터–산티아고 : $600 이상
합하면 대략 $2,000 정도인데 다구간으로 예약을 해서 절반밖에 안되는 가격에 얻은 것이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스크린 샷을 찍는다는 게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찍고 말았다. (왜이래 아마추어 같이)
이렇게 모든 항공편을 하나 하나 찾아서 구매하는 것은 검색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나 해외 사이트의 항공권을 예약하는 데 익숙하지 않으면 실수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 있지만, 2URISTS는 소개에서도 볼 수 있듯 그동안 많은 여행을 하면서 빠른 항공편 비교 검색이나 해외 사이트 예약 등에 도가 터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주저없이 이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까지 저가 항공 및 주요 항공사 저가 딜로 예약한 결과이다.
정리
1. 세계 일주 항공권은 제약이 많을 뿐 아니라 최근에 가격이 올라 우리가 원하는 여행 일정을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2. 항공편 검색 사이트(kayak, expedia 등)에서 손품을 팔면 더 싸고 유연한 일정을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3. 2번의 방법으로 현재까지 여행 시작 후 4개월 정도의 일정을 예약했고, 나머지도 여행 중에 동일한 방법으로 예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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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첨에 사진들만 쭉 보고 벌써 여행 다하신줄 ㅋㅋㅋ 가끔 놀러와서 구경할게요! 건강하세요:)